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며 연일 '탈원전 반대' 행보에 나섰지만, 오히려 총장 시절 비판받았던 검찰권 남용을 사실상 시인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

https://twitter.com/patriamea/status/1412364292226117636

탈원전 때리려다 ‘검찰권 남용’ 사실상 시인한 정치인 윤석열

남소연 기자 nsy@vop.co.kr 발행2021-07-06 18:25:54 수정2021-07-06 18:25:54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탈원전 반대 2030 의견청취' 간담회에 참석해 원자핵공학과 석·박사 과정 학생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21.07.06.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며 연일 '탈원전 반대' 행보에 나섰지만, 오히려 총장 시절 비판받았던 검찰권 남용을 사실상 시인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6일 대전 카이스트를 방문해 원자핵공학과 학생들을 만난 윤 전 총장은 "원전은 국민 산업 경쟁력과 국민 삶에 너무나 깊은 영향을 주는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장기간의 검토와 국민적인 합의를 거쳐서 진행됐어야 하는 정책"이라며 "이런 무리한, 그리고 너무 성급한 탈원전 정책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하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거듭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전날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왔던 서울대학교 주한규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만난 자리에서도 이와 동일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윤 전 총장이 '월성원전 1호기' 관련 수사를 언급한 대목이었다. 윤 전 총장은 "월성 원전 사건을 지휘하면서 나름 관련 자료나 전문가의 의견을 많이 들었다"고 전제한 뒤 원전의 안전성 문제뿐 아니라 비용 문제와 산업 경쟁력, 일자리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결국 제가 정치에 참여하게 된 계기 역시 월성원전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월성원전의 조속한 가동 중지는 굉장한 법적 문제가 (있어서) 각종 소송을 통해서 전개될 가능성이 많은데 이런 부분들이 결국 제가 오늘 이 자리에까지 오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총장 재임 시절에도 탈원전 정책에 반대했느냐'는 질문에 "그 당시까지만 해도, 배당해서 일할 때만 해도 탈원전(과 관련된) 인식은 부족했던 것 같다"면서도 "저도 공직자이고 정부 정책에 대해 막연하게 큰 생각이 없었는데 그 사건을 지휘하면서 보니까 간단한 문제가 아니구나, 무리하게 추진됐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콕 집어 언급한 월성원전 1호기 관련 수사는 검찰 수사 당시부터 '검찰권 남용', '정치 수사' 비판에 휩싸인 사안이었다.

당초 감사원은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과 관련해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고, 산업부 직원들이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는 이유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수사 지휘 단계에서 수사 대상 혐의를 벗어나 탈원전 정책 자체에 대한 판단을 내린 상태에서 수사를 지휘했음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읽힌다.

 

당장 여당에서는 윤 전 총장의 행보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6일 브리핑을 통해 "윤 전 총장의 행보는 당시 검찰총장으로서 월성1호기 수사를 편파·과잉수사했음을 부각하는 소위 '적반하장' 행보가 됐다"고 지적했다.

 

한 원내대변인은 "당시 감사원 감사의 핵심은 산업부 공무원들이 444건의 문건을 삭제했다는 것이었다"며 "그런데 삭제된 문건의 상당수는 박근혜 정부에서 작성된 문서이고 또 탈원전 정책이 아니라 원전 추진 자료가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한 원내대변인은 "그럼에도 당시 검찰은 공소장에 공무원들이 감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월성1호기 조기폐쇄 및 가동중단과 관련된 파일을 삭제했다고 기재했다"며 "검찰 스스로 진실은 숨긴 채, 권력형 비리로 단정 지어서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함께 감사원의 판단을 넘은 수사를 단행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 수사', '검찰권 남용'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한 의원도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지금 윤 전 총장은 정책이 마음에 안 든다고 수사했다는 것을 이실직고한 것"이라며 "이건 당연히 검찰권 남용"이라고 꼬집었다.

 

 

 

 

 

 

 

 

 

 

 

 

반응형
Posted by 자연&과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