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모범 방역, 블룸버그 혁신지수 평가 1위, OECD 경제 성장률 1위. 최근의 뉴스들을 보면 대한민국의 위상이 올라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눈을 떠보니 선진국이 돼있었다' 칼럼을 쓴 박태웅 한빛미디어 의장과 함께 우리나라의 빠른 성장이 가능했던 이유에 대해 알아봅니다. 신장식 변호사는 중진국에서 선진국이 된 과정은 민주주의의 힘이 중요했다고 짚었습니다. 박태웅 의장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을 일어났지만, 경제적으로는 토지개혁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가 전체를 지배하는 기존의 낡은 관습에서 벗어나 다양한 의견과 인재를 통해 성장하였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운동시키는 정신과 의사’로 유명한 세계적 뇌 의학 전문가 하버드 의대 존 레이티(John J. Ratey) 교수가 얼마 전 한국을 찾았다. 의사이지만 교육계와 학부모들에게 커다란 관심을 끌었다. 한국에서도 <운동화 신은 뇌>, <뇌 1.4킬로그램 사용법> 저자로 잘 알려져 있는 존 레이티 교수는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는 옛 말이고, 이제는 몸을 쓰지 않으면 머리가 고생한다”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얘기한다.
많은 어른들, 특히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지닌 오해와 편견 중 가장 크고 광범위한 것이 바로 ‘운동’과 ‘학습’에 관한 것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자녀를 보면 괜스레 불안해지고, 학교의 체육시간조차 탐탁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 일반적인 심리다. 하지만, 최신 뇌과학이 밝혀내고 있는 신체와 정신의 상관관계, 운동과 인지능력 및 감정조절 등의 연구결과를 보면 이제 그 오해와 편견에서 벗어나는 것이 옳을 듯싶다.
운동과 뇌의 기적 같은 상관관계를 파헤치다
누구나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사실을 알지만 도대체 왜 그런지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저 스트레스가 사라져서, 혹은 뭉친 근육이 풀어지거나 엔도르핀 수치가 높아져서라고 짐작할 뿐이다. 하지만 유쾌한 기분이 드는 진짜 이유는 운동을 해서 혈액을 뇌에 공급해주면 뇌가 최적의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이때 근육이 발달하고 심장과 폐 기능이 개선되는 것은 부산물에 불과하다.
운동은 우울증, 공포증 등의 기분장애뿐만 아니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약물 중독, 임신 및 폐경기 증후군, 치매 등에 이르는 각종 질병들을 예방하는 데에도 최고의 효과를 발휘한다.
사람들은 보통 뇌를 상아탑으로부터 신비한 명령을 내리는 지휘관쯤으로 생각한다. 외부에서는 전혀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존재로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운동은 얼마든지 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존 레이티 교수는 뇌와 운동의 과학적 상관관계를 꾸준히 연구한 결과, 꾸준한 운동이 뇌세포를 자라게 해 집중력과 이해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해왔다. 오랜 기간의 연구 결과 운동이 정신적인 장애를 치료하는 최선의 치료법임을 밝혀내었고, “운동이 뇌를 최적의 상태로 만든다”고 강조한다.
운동하면 학습능력도 향상돼
운동이 뇌건강에 미치는 놀라운 영향력을 알린 책 《운동화 신은 뇌》에서 소개한 미국의 한 고등학교의 사례를 보자. 신입생들은 매일 아침 정규수업 전 심장박동측정기를 단 채 1.6km의 운동장을 달린다. 이 학교는 1년간 ‘0교시 체육수업’을 받은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읽기 능력이 17% 향상되었음을 보였다. 2005년부터 실시한 ‘0교시 체육 수업’ 덕분으로, 이 학교는 학업 성취도 평가 팀스(TIMSS)에서 과학 1위, 수학 6위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일리노이대학 신경과학 운동생리학 실험실의 찰스 힐먼 교수는 일리노이 주의 초등학교 3학년과 5학년생 2백59명을 대상으로 체질량을 측정하고 기초운동을 시킨 다음 아이들의 운동 능력과 수학, 읽기 능력을 비교해 봤다. 그 결과 운동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의 지능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운동을 하는 것은 뇌를 쓰는 것
‘뇌는 곧 몸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일반인들이 뇌에 대해 가장 크게 오해하는 것이 첫째 뇌를 쭈글쭈글한 두개골로만 인식하는 것, 둘째 무의식적으로 뇌를 하나의 신체기관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신경과학에서 바라보는 뇌는 생물학적으로 독립된 기관이 아니라 ‘신경계’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신체 곳곳에는 수없이 많은 신경계가 그물처럼 뻗어 있으며, 이들로부터 인체의 모든 감각신호는 척수(척추뼈 안에 있는 신경섬유다발)를 통해 뇌와 연결되고, 뇌의 운동 출력은 다시 몸 전체로 전달된다.
손을 뻗고, 걸음을 걷는 단순한 것에서부터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일어나는 동작들마다 발생되는 모든 감각신호가 뇌로 전달되어 ‘느낌(지각)’이 일어난다. 즉 운동을 하는 것은 몸을 쓰는 것이 아니라 뇌를 움직이게 한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운동이 BDNF(신경성장유발물질) 높여
그렇다면 운동을 할 때 직접적으로 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유산소 운동을 하면 심장이 신체 다른 부위뿐 아니라 뇌에도 많은 혈액을 공급한다. 혈액량이 많아지면 산소량도 많아져서 뇌세포에 영양공급이 잘 된다. 따라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뇌에서 생기는 BDNF(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의 수치가 높아진다.
BDNF는 ‘신경세포영양인자, 뇌유래신경성장인자’라고 불린다. 뇌에서 만들어져 새로운 신경세포를 만들고 기존의 세포 기능을 개선하는 일을 한다. BDNF가 많을수록 기억을 하는데도 유리해지는 것이다. 특히, 기억에 관련된 핵심부위인 '해마‘에서 BDNF의 역할을 매우 중요하다. 운동은 BDNF 생성을 촉진시킨다.
존 레이티 교수는 BDNF를 “뇌기능을 높이는 획기적인 물질”이라고 부른다. 고차원적 사고에 이르는 거의 모든 활동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BDNF 수치가 높아진다. 그러면 뇌 신경세포가 가지를 뻗어 서로 결합, 새로운 방식으로 신호를 주고받는다. 이것이 바로 학습이 진행되는 과정이다. 뇌세포 간의 결합점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는 새로 익혀 앞으로 다시 사용될 때에 대비해 저장되는 새로운 사실이나 기술을 의미한다. BDNF가 그 과정을 가능케 해준다. 즉, BDNF가 많은 뇌일수록 더 많은 지식을 수용할 능력이 있는 반면 BDNF가 낮은 뇌는 새로운 정보가 들어와도 스스로 차단한다.
체격은 커지는데 체력은 갈수록 떨어지는 현실을 학업과 연관 짓지 않는 무감각한 현실, 학교 체육수업에 대한 편견, 자녀의 학업능력이 올라가고 인재로 성장하길 바라면서 지식적인 학습만을 강요하는 그릇된 인식부터 바꾸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