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편집인은 5일 “그 반성문이 어색했던 이유”라는 제목의 기명 칼럼을 통해 “2019년 조국 사태”가 “2016년 촛불 이후 민주개혁 진영에 분열의 씨앗이 됐다”고 하면서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그는 “조국 사태 이후 촛불 세력 분열의 심각성은 4.7 보궐선거를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며 “너무 늦었을 수 있지만 그래도 기회가 남았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87년 대선 당시 양김은 자신들을 둘러싼 상황 논리를 극복할 용단을 내리지 못했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일까?”라는 물음표를 던졌다.
백 편집인은 그러면서 “보궐선거 이후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5명이 조국 사태가 패배의 한 원인이었다는 반성문을 써서 논란이 됐지만 썩 좋은 모양새는 아니었다”며 “가장 책임이 적은 축에 드는 초선들이 맨 먼저 반성문을 쓴 것부터가 이상했다”고 했다.
그는 “반성은 책임이 가장 큰 사람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부와 당이 추락한 현실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하고 반성해야 할 이들은 누구인가? 말할 것 없이 당청의 대주주인 대통령과 당대표, 그리고 이른바 ‘조국-윤석열 사태’에 책임이 있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백 편집인 또 “결자해지라고 했다”고 운을 떼고는 “당사자인 조국 전 장관부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형사 법정에서의 분투와 별개로 자신으로 인해 실망하고 분노했을 많은 촛불 세력, 젊은이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의 말을 건넬 수는 없을까. 역사는 용기 있는 사람의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6일 조국 전 장관은 한겨레 백기철 편집인의 해당 칼럼과 함께 2019년 당시 ‘장관후보자 대국민 사과문’, ‘기자간담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을 SNS에 공유했다.
1. 2019. 8. 25. 장관후보자 대국민사과문
“젊은 시절부터 정의와 인권에 대한 이상을 간직하며 학문 및 사회활동을 펼쳐왔고, 민정수석으로서는 권력기관 개혁에 전념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제 인생을 통째로 반성하며 준엄하게 되돌아보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개혁주의자’가 되기 위하여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에는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음을 겸허히 고백합니다. 당시 존재했던 법과 제도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그 제도에 접근할 수 없었던 많은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말았습니다. 국민의 정서에 맞지 않고, 기존의 법과 제도에 따르는 것이 기득권 유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기 때문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송구합니다.”
2. 2019. 9. 2. 기자간담회
“아무리 당시에 적법이었고 합법이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활용할 수 없었던 사람에 비하면 저나 저희 아이는 혜택을 누렸다고 생각합니다. ... 그 제도를 누릴 기회가 흙수저 청년들에게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지금도 미안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 기회의 평등 문제 역시 아주 따끔한 비판이라 생각합니다. ... 과거 정치적 민주화와 진보 개혁을 외쳐 놓고 부의 불평등 문제에 앞장서서 나서지 못한 점, 결과적으로 제 아이가 합법이라고 해도 혜택을 입은 점을 반성합니다.”
3. 2019. 9. 6. 인사청문회 모두발언
“무엇보다 새로운 기회를 위해 도전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 잘못입니다. 박탈감과 함께 깊은 상처를 받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준엄한 질책과 비판을 절감하면서 제가 살아온 길을 다시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못했습니다. 공정과 정의를 말하면서도 저와 제 가족이 과분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잊고 살았습니다. 제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정당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정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그러고는 “위와 같은 취지로 다시 한 번 사과한다”고 적고 “전직 고위공직자로서 정무적‧도의적 책임을 무제한으로 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겨레의 해당 칼럼을 두고 페이스북 이용자 양모 씨는 “백기철이라는 사람은 사사건건 발목 잡는 야당, 사사건건 왜곡/거짓 보도하는 기레기, 이들에 대해서는 왜 반성 요구를 하지 않는 거냐”며 “국민에게 제대로 사과해야 할 사람들은 이 사람들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용기있는 자?”라고 반문하고는 “더 이상 무슨 사과와 더 이상 무슨 용기가 필요합니까?”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이용자 김모 씨도 “왜 언론은 남한테 사과하고 반성하란 말만 하고, 자기 자신은 반성하지 않는가”라며 “신뢰도 세계 꼴찌면 언론도 당연히 반성해야지. 조국 사태 때 보여줬던 언론의 보도 행태나 지금의 코로나 백신 보도에 대해 언론은 반성했는가. 언론은 무슨 치외법권인가”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알릴레오 이후 여파가 크다. 20년이 넘는 회사생활 동안 가장 큰 위기라는 공포까지 든다.공영방송사는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언론사이기에 그 어느 기관보다 보도의 신뢰성이 생명이며 기본이다.
그 기본이 무너진다면 존립기반 조차 사라진다.보수정권 내에서는 정권의 압력 때문이라는 최소한의 핑계라도 댈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아니다.오로지 우리의 몫이다.
유시민 노재 이사장이 막강한 셀럽이라 하지만 결국 개인 유튜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단1인의 유튜버로 인해KBS라는 거대 언론사의 보도가 그 신뢰도와 의도,진실성이 의심된다면 한 조직을 넘어 전체 언론 지형의 변곡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핵심은 비슷한 맥락의 인터뷰 내용을 어떻게 활용하고 시청자에게 전달했느냐의 차이다.알릴레레오와 오늘 배포된KBS의 녹취록을 보았다.
9월10일 이후 한달 가까이 지나며 더 추가된 내용은 있지만 정경심 교수의 사모펀드를 선택하게 된 이유, 5촌 조카의 추천에 의한 코링크 투자.단순한 투자자의 위치에서 투자를 결정했다는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한투김경록 차장은 오랜 기간 정경심씨의 자산관리사로 자금의 운용과 투자과정의 전체적인 상황을 지켜보고 관여했기에 가장 핵심 증인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한 핵심 관계자의 한시간 여 인터뷰를 어떻게 취사선택 했느냐에 따라 오늘의 사태까지 이르렀다.
유 이사장은 현재 검찰의 수사방향과 김차장의 진술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밝히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그러나 KBS법조팀 아니 사회부는 옳고 그름을 떠나 전체 인터뷰 중 단 두문장을 활용해 검찰의 논리구조에 집어넣었다.이 차이다.
지난 두달동안조국장관 관련 보도를 보며 안타까웠다.솔직히 매일 같이 보도되는 사안들의 팩트 하나 하나를 장삼이사인 내가 반박할 수 있을 정도였다.그러다 결국 이 사단이 났다.
그 뇌관이 뽑힌 녹취록 이야기나 하자!
오늘 공개된 녹취록의 내용중 중복되거나 김차장이 모르는 것, 추정 등은 생략하고 정리한다면 녹취의 주 핵심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경험에서 배우는 데에도 두 가지 태도가 있습니다. 하나는 “과거에 통했으니 이번에도 통할 것”이라고 믿는 즉물적 태도입니다. 이명박이 수시로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고 말했던 것이나, 왜구와 토착 왜구들이 “일제 불매운동은 성공한 적 없으니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고 하는 건 모두 이런 태도의 표현입니다. 이런 태도에 익숙해지면 역사가 반복과 순환의 과정으로만 보이기 때문에, 진보와 발전을 이해하지 못하는 수구세력이 됩니다. 그런데 개나 쥐, 닭 등의 짐승이 경험에서 배우는 방식도 이와 같습니다. 수구세력이 타인을 대할 때 종종 짐승과 비슷해지는 건 이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과거에 당했으니 이번에도 당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성찰적 태도입니다.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오늘의 우리는 과거의 우리가 아니다”라고 한 것이나, 민주 시민들이 “과거의 일제 불매운동은 실패했어도, 오늘의 불매운동은 다를 것”이라고 하는 게 모두 이런 태도의 표현입니다. 똑같은 자극에도 다르게 반응하는 게 인간이 짐승과 다른 점이며, 인간만이 진보와 발전을 거듭한 이유입니다. 같은 경험을 계속 반복하는 건 동물적 태도이며, 자기 경험을 뛰어넘는 게 인간적 태도입니다.
10여 년 전, 한나라당과 검찰과 언론은 한패가 되어 봉하 아방궁, 국가 기록물 서버 절도범, 노무현 아들 호화 생활, 노건평 골프장, 논두렁 시계 등 숱한 거짓말을 ‘단독’, ‘속보’ 등의 이름을 붙여 퍼뜨렸고, 대다수 국민이 그걸 믿었습니다. 지금도 자한당과 검찰과 언론은 한패가 되어 그때와 다를 바 없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때와 똑같이 하면 똑같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이건 그들 스스로 ‘인간의 학습 능력’을 갖지 못했다는 고백일 뿐 아니라, 국민 대다수를 짐승 취급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같은 자극에 달리 반응하기에 인간이며, 같은 정보를 달리 해석할 수 있기에 인간입니다. 1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방법을 쓰는 자들에게 또 당하지 않는 건, 자신의 '인간성'을 지키는 일이자 그런 자들에게 ‘인간다움’을 가르치는 인도주의 실천이기도 합니다.
어제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공개 토크쇼 ‘다스뵈이다’에 나갔습니다. 현장에서 개략적인 요지는 전달했으나, 즉흥적으로 얘기했기에 조금 더 정제된 글로 올립니다.
1. 조선시대와 비교한 현실.
400년 전 사관(史官)이 현재에 와서 요즘 민주당 당 대표 선거와 관련해 벌어지는 일을 본다면, 아마 이렇게 기록할 겁니다.
“그해에 사림이 대거 기용되어 조정이 사림 일색처럼 되었다. 경기감사 이모에 대해서는 언행이 상스럽고 무뢰배와 어울리며 역심을 품었다는 소문이 돌아 그를 매우 미워하는 사람이 많았다. 사림 중에도 이감사를 즉시 파직하여 사림의 의리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생겨 스스로 ‘청류(淸流)’라 칭하며 자기들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자들을 모두 탁류(濁流)로 몰아 공격하기를 역적 대하듯 하였다. 이에 서로를 배척하는 마음이 날로 깊어져 마침내 양립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2. 권력의 가성비 추구 법칙.
민주주의(Democracy)는 본래 ‘다수 지배’라는 뜻입니다. 51%의 지분으로 100%의 권력을 갖는 게 다수 지배입니다. 권력을 사유물로 보는 사람들은 70%의 지분으로 100%의 권력을 가지면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 정치세력이 압도적 다수를 점하면, 내부에서 ‘분열의 충동’이 일곤 했습니다. 만약 지난 지방선거에서 자한당이 부산 경남 강원 등지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면, 그래도 ‘경기지사는 자한당’이라고들 했을까요? 70대 30의 세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이를 다시 40대 30대 30으로 나누어 40%의 지분으로 100%의 권력을 갖는 것이 가까운 사람들끼리 더 많은 권력을 나누는 효율적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쪼개는 과정에서 세력 관계가 변할 수 있다는 걸 고려하지 못하는 게 첫 번째 함정이고, 조직에서 이질적인 세력을 쫓아내기만 하면 그 조직 전체를 온전히 장악할 수 있다고 믿는 게 두 번째 함정입니다.
3. 준론(峻論)과 완론(緩論).
날카롭고 빠른 것이 ‘준(峻)’이고, 느슨하고 더딘 것이 ‘완(緩)’입니다. 기민함은 준론(峻論)의 매력이고, 신중함은 완론(緩論)의 미덕입니다. 반면 준론은 맹동주의로 흐르기 쉽고, 완론은 기회주의와 혼동되기 쉽습니다. 대중은 대체로 준론을 좋아합니다. 섣불리 판단하더라도 책임질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임 있는 사람들의 속단은 위험합니다. 지난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건 때에는 문 대통령이 탄핵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래서 고구마라는 말도 들었고, 기회주의라는 비난도 받았습니다. 늘 신중한 문 대통령이 지금 민주당 의원이라고 가정한다면, 이재명 지사 문제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까요? 게다가 준론과 완론은 판단의 시점이 다를 뿐입니다. 이재명 지사 관련 의혹들을 사실로 확신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서로 적대할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4. 얼레리꼴레리 전술
조선 시대에 상복을 9개월 입느냐 1년 입느냐는 의리와 예(禮)에 관한 근본 문제였지만, 요즘 사람들은 별 시답지 않는 이유로 목숨 걸고 싸웠다며 비웃습니다. 그런데 지금 만들어진 대립 구도는 저것보다 더 우스꽝스럽습니다. 말로는 ‘의리의 근본 문제’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얼레리꼴레리 놀이’에 훨씬 가깝습니다. “얼레리꼴레리 누구랑 논대요”나 “얼레리꼴레리 뭐 묻었대요”는 초등학생 반장 선거에서 상대에 대해 특별한 비교우위가 없는 경우 흔히 쓰는 수법입니다. 이 수법이 통하면 품성이나 지도력은 따질 필요 없는 문제가 됩니다.
5. 투쟁의 정당성
자기편이 ‘얼레리꼴레리’ 놀이나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민망합니다. 상대를 일본 제국주의나 군사 독재정권 같은 어마머마한 거악(巨惡)으로 상정해야, 스스로 힘겹지만 정의로운 투쟁을 벌인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재 한국 사회의 모든 악(惡)이 이재명 지사를 중심으로 총결집한 것처럼 생각합니다. 경찰, 검찰, 법원, 언론, 자한-바미당, 정의당, 민주당 내 일부가 이재명 지사를 비호하며 오른쪽으로는 일베부터 왼쪽으로는 구 통진당 세력까지 그를 지지하는 것으로 봅니다. 이들의 의식 안에서 이재명 지사는 이명박 박근혜보다 훨씬 사악한 데다가 기득권층으로부터 조폭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 전 영역을 통제하는 막강한 권력 실세로 형상화합니다. 자기에게 쏠린 의혹을 풀지 못해 전국 시도지사 중 직무 수행 지지도 최하위를 기록한 이재명 지사를 극력 비호하는 세력이 있다면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6. 비호할 이유
정유라 부정 입학 사건으로 이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을 때, 이대 교수로 있는 후배와 다른 일로 통화한 적이 있습니다. 대화 중 “학교가 어수선해서 어쩌냐?”고 위로의 말을 건넸습니다. 그의 답은 “일부의 몰락은 다수에겐 기회죠”였습니다. 지난 대선 경선 때, 민주당에도 안희정씨를 지지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들 중 안희정씨와 정치적 운명을 같이 한 사람이 누가 있나요? 민주당 유력 의원들이 이재명 지사를 극력 비호할 이유가 뭘까요? 그가 다음 대통령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판단해서? 그와의 오래된 인연 때문에? 민주당 유력 정치인들이 이재명 지사를 극력 비호할 이유가 뭔지 생각나지 않으면, 그들을 이재명 비호세력으로 낙인찍는 이유가 뭔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7. 예상되는 결과
물론 이재명 지사를 즉시 축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 중에는 순수한 정의감에 불타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대중의 분노에 편승하여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은 언제나 있습니다. 상대 진영 내에 내분이 일어나면, 그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밖에서 부채질하는 세력도 언제나 있습니다. 이들이 서로 엉키면, 내분은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지방 선거 직후 관념으로 갈라놓은 ‘찢묻 대 반찢묻’이라는 구도는 지금의 당대표 선거뿐 아니라 내후년의 총선, 나아가 다음 대선 때까지 지속될 겁니다. 설령 이재명 지사가 탈당하거나 사퇴하더라도, 일단 만들어진 구도는 쉽게 깨지지 않습니다. 이명박 박근혜가 다 구속됐지만 자한당에 아직도 친이 친박이 있는 것처럼. 게다가 이 구도가 계속되기를 원하는 세력이 있는 한, 강력한 통합의 의지가 없으면 민주개혁 세력이 분열하고 민주당이 깨질 수도 있습니다.
8. 판단의 준거
자기 판단에 따라 이재명 지사를 배척하거나 증오하는 건 주권자 시민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하지만 이재명 지사가 한국 사회 모든 악(惡)의 총 결집체라고 생각된다면, 그래서 자기의 미운 마음을 그에게 몽땅 쏟아 붓고 있다면, 그래서 다른 일들에는 분노할 여력이 없다면, 혹시 자기 판단에 착오가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판단은 각자의 몫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짚어 두고 싶습니다. 해방 이후 이승만과 김구가 환국하자, 태극기에 혈서를 써서 충성을 맹세하는 사람이 꽤 있었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이 누구보다 충실한 이승만과 김구의 추종자이자 애국자인 양 행세했습니다. 이들은 왜 일제강점기에는 안 그러다가 해방된 뒤에야 태극기에 혈서를 썼을까요? 충성심을 과장해서 표현하는 사람들의 말은, 깎아서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전에도 썼지만, 제가 트위터 활동을 중단한 이유는 내분의 불씨를 키우기 위해 부채질하는 조직적 움직임을 감지했기 때문입니다. 이 부채질이 멈추지 않는 한, 앞으로도 불쏘시개를 제공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