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가꼬온나 퍼뜩!' 국회 향하는 부산시민들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부근에서 열린 '제11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시민들이 국회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부산지역 참가자들이 '공수처 가꼬온나 퍼뜩! 우리는 이길때까지 싸운다!'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권우성
▲국회향해 '공수처 설치' 촉구하는 시민들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부근에서 열린 '제11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시민들이 국회앞으로 행진한 뒤 공수처 설치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우성
▲자유한국당사 향해 야유 보내는 촛불시민들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부근에서 열린 '제11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시민들이 국회를 거쳐, 영등포 자유한국당사까지 행진했다. 자유한국당사를 향해 시민들이 야유를 보내고 있다.ⓒ 권우성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행진해오는 가운데, 경찰이 자유한국당사를 향한 달걀 투척 등에 대비해 그물망을 치고 있다.ⓒ 권우성
▲자유한국당 향해 야유 보내는 촛불시민들자유한국당사를 지나 영등포 경찰서 방향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 촛불시민들이 자유한국당사를 향해 야유를 보내고 있다.ⓒ 권우성
국회가 있는 서울 여의도에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하라"는 촛불시민들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26일 오후 4부터 서울 여의도공원 동쪽 여의대로에서 제11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국회를 향해 '고위공직자범죄(부패)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 검·경수사권 조정을 담은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등 국회 신속처리대상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찰개혁 법안의 국회 처리를 요구했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강조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은 "절대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촛불시민들은 '응답하라 국회'라고 쓰인 노란 풍선을 들고 "공수처를 설치하라", "검찰을 개혁하라"라고 외쳤다. 어둠이 깔리자 LED 촛불이 여의대로를 뒤덮었다. 또한 내란음모 계엄령 문건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촛불문화제에서는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 김민웅 경희대 교수, 우희종 서울대 교수 등이 발언했고, 가수 한영애·강산에씨 등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26일 저녁 어둠이 깔린 서울 여의도공원 동쪽 여의대로에서 제11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권우성
26일 저녁 어둠이 깔린 서울 여의도공원 동쪽 여의대로에서 제11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권우성
"군부독재보다 더 독한 바이러스가 떠돌고 있다"
최민희 전 의원은 "군부독재보다 더 독한 바이러스가 우리 사회를 떠돌고 있다. 그것은 검찰 공포 바이러스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검찰이 제일 세다"면서 "검찰은 직접수사권, 수사지휘권, 기소독점권, 영장독점권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검찰의 수사·기소의 기준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전 의원은 검찰 권력을 분산하기 위해 공수처가 필요하다며 말을 이었다.
"검찰에 묻는다. 스캔들 검사, 스폰서 검사, 성매매 검사를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응징한 적 있나. 조국 전 장관 때는 온 가족을 탈탈 틀어서 가족 자체를 풍비박산 냈으면서 패스트트랙 국회의원은 왜 제대로 조사하지 않느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아들딸 입시·성적조작 비리는 안진걸 소장이 4~5번 고발해도 왜 수사하지 않는 것인가. 검찰이 내 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무서워 살겠나."
우희종 교수는 "2008년 이명박 정권 당시 PD수첩을 억지로 법정에 세웠다. 그러한 무리한 수사를 또 목격했다. 무리한 수사로 검찰 개혁에 앞장선 조국 전 장관을 물러나게 했다"면서 "검찰이 저렇게 자신들의 권력인 수사·기소권을 가지고 제멋대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견제하고자 하는 게 공수처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공수처법을 두고 '내 것이 좋아', '네 것이 좋아'라고 싸우는 정치인들은 정신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교수의 선창으로 촛불시민들은 "국회의원 정신 차려"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가수 강산에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부마민주항쟁 40주년 기념식에서 말한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 "모든 권력기관은 조직 자체를 위해서가 아닌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민주주의의 상식을 명심해야 한다" 등을 재차 발언해 박수를 받았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오후 7시 35분께 끝났고, 이후 촛불시민들은 영등포 자유한국당 당사로 행진했다.
1시간 뒤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 닿은 시민들은 야유를 보내고 당사를 향해 "토착왜구 물러가라", "공수처를 설치하라", "검찰개혁"이라고 외쳤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부근에서 '제11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가 검찰개혁사법개혁적폐청산범국민연대 주최로 열렸다.ⓒ 권우성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 부근에서 '제11차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여의도 촛불문화제'가 검찰개혁사법개혁적폐청산범국민연대 주최로 열렸다.ⓒ 권우성
26일 6천 명 모여 5차 검찰적폐청산 시민대회.. ‘패트 의원 수사’, ‘계엄령 문건 특검’ 요구
26일 부산에서 다섯 번째 ‘검찰적폐 청산’ 촛불이 타올랐다. ‘검찰개혁’ 등을 촉구하며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부산 촛불 집회는 지난 5일과 12일에 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에도 주말마다 계속되고 있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가 마련한 5차 검찰적폐청산 부산시민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6000여 명이 참여했다. 부산 도심인 서면에 모인 참가자들은 “검찰, 언론, 친일 적폐 청산”을 주장하며 2시간 가까이 집회, 거리행진을 이어갔다.
대회 참가자는 시민사회단체 회원, 노동조합 깃발을 든 노동자, 20대 대학생, 아이들과 나온 3·40대 부부, 6·70대 노인까지 다양했다. 이들의 목소리는 준비한 손피켓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계엄령 문건 특검하라’ ,‘닥치고 특검’, ‘검찰적폐 반드시 청산’ 등 참가자들은 주최 측이 미리 준비한 ‘검찰개혁’ 손피켓 외에도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현장 주변에선 ▲검찰개혁 ▲패스트트랙 사건 관련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57명 조국처럼 수사 등을 요구하는 서명운동도 진행됐다.
본행사는 ‘기무사령부(기무사) 계엄령 문건’에 2017년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관여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영상으로 시작됐다. 사회를 맡은 유튜브 ‘뭐라카노’ 진행자인 김인애 씨는 영상이 끝나자 “계엄령 문건에 연루된 황교안 대표를 구속해 수사해야 한다”고 구호를 선창했고, 참가자들도 일제히 “구속하라”를 함께 외쳤다.
이어 공수처 설치의 필요성과 패스트트랙 의원 수사, 계엄령 문건 특검 등을 촉구하는 자유발언이 쏟아졌다. 가장 먼저 무대에 선 김종기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상임대표는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서는 표적수사, 피의사실 공표, 별건 수사를 통해 범죄를 만들고, 유시민에 대한 고발은 즉각 수사에 착수하면서 보수정당의 다른 의원 관련 의혹과 고발은 수사하지 않고 있다”고 검찰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당한 기득권을 심판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막을 공수처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김 상임대표는 공수처 설치가 지난 촛불혁명을 이루어낸 국민의 명령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간 서울 서초동 집회에 참가했다는 신영주 씨는 이날 부산에서 열린 촛불 집회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규모는 달라도 서울과 부산의 열기가 다르지 않다”면서 “지금 당장 당면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조국도 후손의 미래도 없기 때문”이라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또 조국 사태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며 장외집회를 이어가는 보수정당과 언론의 과열된 취재 분위기에는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생각이 다르다고 빨갱이니 색깔론으로 공격하는 한심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정의와 민주주의에 관심조차 없다”며 검찰과 언론엔 “똑바로 수사하고, 똑바로 보도하라”고 질타했다.
두 자녀를 둔 평범한 가장으로 자신을 소개한 조형제 씨도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조국 수사와 야당의 대응을 보며 검찰개혁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대통령 말도 듣지 않는 무소불위 검찰에 맞서 깨어있는 부산 시민이 단결해서 개혁을 이루어내자”고 호소해 박수를 받았다.
30대 초반의 한 남성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계엄령 문건 의혹을 거론했다. 그는 “쿠데타를 기획한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인데 검찰은 무엇을 했느냐”며 “검찰이 이보다 조국 장관이나 정경심 교수의 표창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한 40대 여성은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을 방해해놓고도 공천가산점을 부여하겠다는 걸 보면서 차라리 의식있는 청소년들이 정치하는 게 훨씬 낫겠다고 생각했다”며 최근 자유한국당의 표창장 논란을 비판했다.
지난 여름 일본 영사관 기습시위에 나섰던 권누리 학생은 “사법적폐를 뿌리뽑고, 토착왜구들은 공수처로 털어내야 한다”면서 “기레기집단 보수언론도 다 폐간해야 한다”라는 주장을 펼쳤다.
자유발언과 함께 대학생겨레하나, SDK크루 걸힙합, 아이씨 밴드 등의 공연을 끝으로 시민대회가 마무리되자 집회 열기는 자연스레 거리행진으로 연결됐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준비한 손피켓을 다시 한번 들고 서면 일대를 도는 행진에 나섰고, 다시 대회장으로 돌아와 퍼포먼스에 함께했다.
주최 측은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불거진 국회 폭력사태에 대한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마지막 행사로 내세웠다.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은 패스트트랙 충돌에 가담한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 의원들로 분장한 이들을 포승줄로 묶어 “법의 심판대에 올려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부산 촛불은 다음 주에도 계속된다.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관계자는 “지난주보다 참여한 시민이 다소 늘었다”며 “내달 2일 6차 촛불집회가 다시 열린다. 이번엔 대학생 등 참가자 수가 더 확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토요일인 19일에는 서울 서초역과 서울역 일대 도심권, 여의도에서 대규모 집회가 예정되어 있어 일부도로가 통제되며 교통 정체가 예상된다.
1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19일에는 낮 12시부터 사법척폐청산시민연대 및 탄핵반발단체 20여개 단체가 서울 광화문과 국회 앞, 서초역 주변에서 집회 및 행진을 열 예정이다.
도심권의 경우 오후 3시를 기점을 서울역과 대한문, 광화문광장 주변에서 집회가 열린다. 자유한국당은 오후 1시부터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집회를 시작한다.
우리공화당과 천만인무죄석방본부 등 탄핵반발단체도 낮 12시30분부터 도심권에서 집회를 갖는다. 이들은 서울역 앞 광장에서 태극기집회 1부를 진행한 뒤 오후 4시부터는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자리를 옮겨 2부를 진행한다.
여의도권에선 오전 11시부터 국회 앞 의사당대로 양방향이 교통 통제될 예정이다. 여의도에서는 조국 수호와 검찰 개혁을 외치며 대규모 촛불집회를 주도해온 '개싸움 국민운동본부'가 촛불집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오후 5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정문 맞은 편에서 '검찰개혁·공수처 설치·패스트트랙 입법·자한당 수사 촛불문화제'를 개최한다. 조 전 장관의 사퇴 이후 처음 열리는 집회다.
이들과 함께 서초동 법원 부근에서 항상 '조국 구속' 맞불 집회를 진행했던 자유연대도 여의도로 넘어와 집회를 진행한다. 이들은 국회의사당 건너편 태흥빌딩부터 이룸센터 앞 사이에서 오후 2시부터 집회를 시작할 방침이다.
'개싸움 국민운동본부'가 여의도로 넘어왔지만, 검찰 개혁 관련 서초동 집회도 여전히 이어진다.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의 정치유머게시판(북유게)에서 파생된 '북유게사람들'은 오후 6시부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우리가 조국이다. 시민참여 문화제, 촛불은 계속된다'를 연다.
앞서 이들은 조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퇴 직후 긴급 공지를 통해 '시민참여문화제 지속, 중단 의견청취'를 온라인 설문으로 올렸다. 그 결과 "1시간 동안 7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회 강행을 원했으며, 압도적인 찬성 의견으로 집회를 강행하게 됐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이들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서초역~교대역 사이 2개 차로에서 집회를 진행한다. 이에 이 구간은 오후 6시부터 참여하는 인원에 따라 탄력적으로 교통통제가 이뤄질 예정이다.
경찰은 집회와 행진으로 인한 주말 도심권 교통혼잡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구간을 통과하는 노선버스와 일반차량은 상황에 따라 통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세종대로·사직로·자하문로·의사당대로·서초대로 등 도심 대부분의 주요 도로에서 교통체증으로 인한 불편이 예상된다"며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차량운행 시에는 해당 시간대 정체구간을 우회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목청이 터지도록 한마음으로 검찰개혁과 '조국수호'를 외친 제7차 사법적폐청산 시민 촛불문화제가 지난 9월 28일 200만 '구름 인파'를 모으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마무리되면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실감 나게 보여준 날이었다.
당초 예상 10만 명 보다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반포대로를 가득 메웠지만 질서정연한 진행과 높은 시민의식으로 사고하나 없이 마무리됐다. 단일 집회로는 2016년 11월 박근혜 파면 집회 이후 가장 많이 몰렸다는 거대한 인파에 주최 측은 예정했던 거리 행진마저 취소하고 저녁 9시 반쯤 집회를 마무리할 정도로 뜨거운 하루였다.
검찰개혁을 열망하는 시민들은 오는 10월 5일 토요일에도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연대 주최로 같은 장소인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리는 8차집회에 동참해 ‘검찰개혁’, ‘조국수호’ 등의 구호로 서초동을 삼킬 예정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대규모 인파가 완전 자발적 참여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를 두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촛불집회가 임계점을 넘은 '국민의 공분'이 표출된 것이라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표 의원은 7차 촛불집회 다음날인 29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정의감의 기초는 ‘강한 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억압 침해 가해하는 불의에 대한 분노’”라면서 “크고 작은 억울함을 겪으며 살아 온 99% 국민의 공분과 분노 공감이 임계점을 넘으면 어제처럼 표출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며 절대 권력을 휘둘러 온 검찰, 그들 앞에 선 법무부 장관도 대통령도 약자”라고 꼬집었다.
자한당, 3일 각 지역 강제할당 '광화문 동원령'.. '집회 전후 인증샷' 지침
한편 자유한국당은 이번 10월 3일 개천절에 조국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하는 대규모 광화문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그런데 자한당의 이날 집회는 그야말로 강제소집과 다름없는 대규모 '광화문 동원령'을 내렸다.
자한당의 이런 강제 동원령에 지난 10월 28일 서초동 촛불시민 집회를 두고 '관제 동원'이라고 황당한 주장을 하며 깎아내려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비판이 나온다. 자한당은 당에서 각 지역으로 공문을 보내 집회에 참석한 이들의 단체 사진까지 보고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넘게 장외집회에 나서고 있는 자한당은 오는 10월 3일 개천절 집회를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당에서 지난주 소속 의원과 당협위원장에게 보낸 공문을 입수한 JTBC 보도에 따르면 각 지역구별로 최소 150명에서 많게는 400명까지 집회에 참석시켜야 한다는 강제 할당까지 했다.
또 집회 다음 날까지 당협별로 참석한 사람 수와 함께 행사 전과 중간, 행사 후까지 각각 참석자 단체 사진을 찍어서 보고하도록 했다. 한 당협 관계자는 "집회 때마다 왜 이렇게 보고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국감으로 일도 더 많아졌는데 지도부가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석 인원이 많아 보이게 하기 위해 사진 찍을 때 서로 사람을 빌려주는 '사진 품앗이'까지 이야기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여기에 3일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든다는 예보에도 추가로 공문을 보내 참여를 독려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0만 촛불 시민에 '화들짝' 놀란 자한당은 이번 광화문 집회에 한기총 전광훈 목사와 극우단체와도 손을 잡는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고 있어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참여한 민주 촛불시민과 강제 동원된 '당원 집회'의 의미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아무리 수구세력이 일어나도 꺼지지 않는 촛불이 있다!'.. 대학교수들 촛불집회·서명운동 시작
정현숙|입력 : 2019/09/23 [08:19]
검찰·언론·야당 삼각 공조로 버티고 있지만 검찰개혁 원하는 '민심' 절대 못이겨 '국민 스스로가 사실과 진실을 찾아 헤매며 규명하는 시대'
검찰개혁 이뤄내자!
정치검찰 물러나라! 공수처를 설치라라! 자한당을 수사하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21일 여섯 번 째 시민 주도 검찰개혁 촛불집회를 열었다. 시민들은 집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을 압박하기 위해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를 하고 있다며 지금의 검찰을 '정치검찰'이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대검찰청 앞에서부터 서초동에서 서울성모병원으로 넘어가는 고개를 넘어설 정도로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단순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은 집회는 날이 갈수록 폭발적인 시민 참여로 이날은 4만에 가까운 시민이 운집하여 거대한 촛불의 물결로 장관을 이루었다.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6일 연속 집회가 열렸다. 매주 토요일마다 중앙지검 앞에서 검찰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는 이어진다.
이날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검찰 개혁 이뤄내자! 공수처를 설치하라! 정치검찰 물러가라! 자한당을 수사하라!"는 피켓을 높이 흔들면서 한마음 한뜻으로 밤하늘을 진동하는 함성을 내질렀다. 자유발언에 나선 시민들은 검찰이 부당하게 정치에 개입하고 있으며 언론은 검찰과 한 패거리가 되어 왜곡과 편파적 보도로 기능을 상실한 데 대해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노정열 사회자는 논두렁 시계로 기억되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기시키며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와 언론의 무차별 때리기로 합세한 그때는 '지못미'라고 했는데 다시 '지못미'를 할 것인가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장관을 지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시민들의 자유발언은 새날의 '푸른나무'가 사회를 봤다. 이날 전국에 모인 시민들은 정치검찰의 편향된 수사와 편파적 언론에 대한 울분을 여과 없이 쏟아냈다. 단상 아래서 즉석에서 진행된 발언들도 있었고단상에 올라 준비된 발언을 한 시민들도 있었다. 대부분의 발언은 조국 장관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편향된 언론과 일본이 경제침탈을 하는 엄중한 시국에 내부 총질하는 자유한국당에 대한 규탄이 주를 이뤘다.
시민 발언으로 올라온 한 여성 참가자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니 지치지 말고 끝까지 촛불을 듭시다. 국회의원들에게 검찰개혁 하랬더니 비싼 월급 받으면서 하라는 일은 안 하고 국민 세금만 축냅니다. 내년 4월에는 국민을 위해 일 안 하는 저들을 싹 쓸어버립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주 적성에서 왔다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은발의 여성은 자신이 50대 후반 가정주부라고 소개하며 "저것들이 70년을 울궈 먹고 울궈 먹어 곳간을 탈탈 털었는데 문재인 정부에서 어떻게 2년 반 만에 바로 잡습니까? 곳간을 저들이 탈탈 털어먹었는데 우리가 가정에 빚을 한번 져도 (큰돈이면) 10년 20년 갚아야 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것을 문재인 정부에서 다 채울 수가 있겠습니까? 내년 총선을 기다려서 민주당에서도 옥석을 가려서 꼭 뽑아줄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여러분" 이라며 열변을 토했다.
'강남좌파'라고 소개된 촛불 여성분은 "기사가 나면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가 이번 일로 귀도 열리고 눈도 뜨였습니다. 다시는 노무현 대통령님을 보내 드리는 그런 일이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됩니다"라며 목이 메였다.
이날 서기호 변호사는 발언에 나서 “조국 장관의 가족을 인질로 잡아서, 조국 장관을 경제적 공동체라고 엮으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시절 정치검찰은 정치 권력과 한 몸이 되는 것을 의미했지만, 지금 정치검찰의 의미는 검찰 이기주의에 기초해 검찰 조직 권한을 놓지 않으려고 정치에 개입하는 것”이라며 질책했다.
지금도 검찰과 언론에 의해 시련을 겪고 있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도 검찰과 언론의 행태에 진저리를 쳤다. 손 의원은 "제가 6개월 이상을 검찰과 언론에 당했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어디까지가 진실이 아닌지, 누구보다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검찰보다 더한 것이 언론이고 언론의 눈치를 보며 합작한 것이 검찰"이라며 "언론에서 먼저 집중 포화를 해 190명의 참고인들을 불러 조사를 했는데 아무것도 안 나왔다. 제가 이 정도면 인생 잘 살았죠? 어저께 SBS 뉴스 보셨죠?"라고 묻고는 법원에 의해 SBS 허위보도에 6건이 승소 판결이 났는데도 SBS는 끝까지 사과하지 않겠다고 항소하는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민석 전 의원은 "조국이 죄인이냐, 윤석열이 죄를 만들고 있느냐 둘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조국이 장관 자격이 없느냐, 아니면 윤석열 총장이 검찰개혁에 저항하기 위해서 없는 죄를 만들고 있느냐, 누구를 믿을 것이냐. 저는 조국 장관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검찰개혁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본질”이라고 전했다.
이날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대검찰청 앞까지 행진을 이어갔고 지나던 차량들은 경적을 울리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열띤 호응을 보여주기도 했다.
검찰개혁을 외치는 이번 시민 주도 집회는 정치색을 띤 대학생 집회나 교수들 집회처럼 마스크를 쓰는 사람도 없었으며 특정 집단을 대변하고자 내세우지도 않았다. 검찰의 정치적 개입을 목격하면서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의 절실한 필요성을 느껴 깨어있는 수많은 시민들의 지지하에 이뤄졌다. 그러나 집회 소식 알리는 것조차 시민들의 담당이 되었으며 이런 '언론권력'은 검찰개혁을 가로막는 최대의 적이 돼버렸다.
'조국 사퇴하라'는 대학교수들과 자한당 등의 집회는 백여 명만 모여도 헤드라인에 걸고 대서특필해 앞장서 보도하던 국내언론들은 자발적으로 3만 명 이상이 모여 검찰개혁을 외치는 시민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생색내기로 일부 언론에서만 그것도 짧은 단신 보도에 그친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대한민국의 '언론자유도'는 아시아 최고인데 언론과 언론인에 대한 '언론신뢰도' 지수는 세계 최하위권인 한국 언론과 기레기들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현실이다. 이들의 초점은 늘 기득권을 향해 있다. 지금도 언론의 생사여탈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이는 세력의 돈줄과 재벌 대기업 등 기득권에서 나온다는 이야기다.
검찰·언론·야당 삼각 공조로 버티고 있지만 검찰개혁을 원하지 않는 국민은 없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절대로 이길 수 없다. 아무리 '수구세력'이 일어나도 꺼지지 않는 시민들의 촛불이 있다. 한국 언론은 이미 언론의 제 기능을 잃어버렸다. 지금은 '국민 스스로가 사실과 진실을 찾아 헤매며 규명하는 시대'가 되었다.
'대학교수들 촛불집회·서명운동 시작'
한편 부산대 김호범 교수 등 대학교수 21명이 공동발의한 ‘지금 중요한 것은 검찰개혁이다’라는 제목의 국내외 교수·연구자 대상 서명운동도 시작됐다.
이들은 서명운동 발의문에서 “법무부 장관 취임과 관계된 마녀사냥이 한 달 보름 동안 삼천리강산을 뒤흔들고 있다”면서 “촛불혁명의 위임 아래 출범한 개혁정부의 미래를 좌초시키려는, 이른바 수구기득권 세력의 총동원령이 개시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현재 사태의 핵심은 ‘조국의 가족문제’인가?”라고 묻고 “지금 그리고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이 나라 민주주의의 성패를 결정지을 핵심적 사안은 바로 ‘검찰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 지금 이보다 더 시급하고 결정적인 과제는 없다고 확신”한다며 “검찰의 독점 권력을 혁파하기 위한 강력한 내부 개혁을 더욱 속도감 있게 진행하라” “국회와 정부는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계류 중인 ‘공수처 설치 법안’을 신속히 통과시키고 집행하라” “검찰의 수사, 기소, 영장청구권 독점을 개선하는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을 한시바삐 실행하라” 등을 요구했다.
구글 공용문서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서명운동은 서명자의 이름과 학교, 학과까지 모두 공개하는 방식이다.